부평에서 솟구친 부마민주항쟁

어제 뮤지컬 <헛스윙 밴드>의 마지막 공연이 있었습니다.

공연 장소는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달누리 극장이었습니다.

저와 정성길 화백님은 오후 3시 공연을 보기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습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부마항쟁연구소 이주홍 이사와 이청연 회원도 동참했습니다.

공연장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은 2시 30분.

저희들은 부산에서 아침 8시 30분에 출발했는데도 약속시간에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버스가 40분이나 연착했습니다.

이주홍 이사는 기다리다가 먼저 입장을 했고요.

우리는 극장에 도착하고서 임정인 제작PD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임정인 PD는 공연 소식을 처음 알려주신 분입니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극장 입구 라운지 벽면에 있는 모니터를 보았습니다.

한 청년이 선언문을 낭독하는 모습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스태프의 입장 사인이 났습니다.

우리는 자리를 안내받았습니다.

이주홍 이사 옆자리에 4명이 나란히 앉았습니다.

우리는 무대 앞쪽 자리였습니다만 공연을 보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공연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부평에서 <헛스윙 밴드>가 만들어집니다. ‘어설픈’ 재즈 밴드지요. 이들은 부산으로 연주 여행을 떠납니다.

시대 상황은 1970년대 말. 부평에서 시작된 재즈는 자유를 상징합니다.

재즈는 억압의 시대에 맞서는 자유를 표상하기도 합니다.

재즈 밴드는 여러 지역을 거치는데, 지나는 길마다 재즈로 인해 조금씩 숨통이 트입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밴드는 마침내 부산에 당도합니다.

1979년 10월 16일.

동시에 무대 벽면에서 대형 걸개그림이 내려옵니다.

유신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얼굴 모습이 수없이 그려져 있습니다.

좌측 상단에 독재타도라는 구호가 새겨져있고요.

오른쪽 하단에는 유신철폐가 있고요.

가운데는 언론자유가 써져 있습니다.

그리고 <불꽃>이라는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광장희, 헛스윙 밴드, 시민들이 함께 부릅니다.

<불꽃>은 작고한 임수생 선생의 <거대한 불꽃 부마민주항쟁>을 가사로 한 노래입니다.

부평에서 부마민주항쟁의 불꽃이 솟구친 것입니다.

이어서 재즈화된 애국가가 나오고요.

마지막으로 모두가 아침이슬을 부릅니다.

oh, my god!

부평에서 부마항쟁 뮤지컬을 볼 줄이야!

대단히 훌륭했습니다.

부산은 뭐하는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정성길 화백님도...

이주홍 이사님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공연 후 뮤지컬 배우님들에게 감동이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차준택 부평구청장님과 함께 기념촬영을 가졌습니다.

부평구문화재단 고동희 본부장님, 임정인 제작PD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우리 부산에서도 뭔가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