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 시민·학생들이 박정희 유신독재에 대항해 떨쳐 일어난 민주화운동이다. 1970년대 유신체제의 폭압 속에서 자유와 민주, 정의를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나 사실상 유신독재의 붕괴를 아래로부터 촉발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은 부산과 마산 지역에서 일어난 부마항쟁을 올바르게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재단의 학술·홍보 사업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왔다.
부마민주항쟁 45주년 기념 세미나가 '민주화 관련 단체 미래 발전 방향과 연대'를 주제로 19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재단 이사를 지낸 정광민 10.16부마항쟁연구소장은 발제를 통해 재단 홈페이지가 부마항쟁의 역사적 사실도 구체적으로 기술하지 않고, 부마 주역을 익명 처리해버리는 등 재단의 역사 왜곡이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난 40여 년간 부마와 관련 없는 내용이 당대 촬영본인 것처럼 둔갑해 일상적으로 언론에 등장하고 있는가 하면 역사를 기념하는 재단에서 '가짜'가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40년간 허위가 일상이 돼 버렸는데도 재단은 진상조사를 하지 않는다"며 "역사적 사실과 배치되는 기술도 곳곳에 있지만, 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고, 왜 반복되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는지 등 후속 조치가 일절 없다"고 했다. 재단의 역사 왜곡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부마 관련자가 각종 사업에 참여하는 시스템도 내부적으로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날 진홍근 경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지적도 재단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그는 "미래 세대는 부마 관련 강연자 설명을 아무리 들어도 항쟁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부마민주항쟁이 지속해서 회자되고 콘텐츠화되려면 관행적인 행사를 중단하고 디지털 아카이브부터 먼저 정교화해야 한다"고 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최근 취임한 박상도 재단 이사장과 김종기 상임이사의 어깨가 무겁다.
